20대에 돈모으기 : 나도 모르는 저축 습관을 만들자
안녕하세요, TLA입니다.
20대는 정말 여러가지로 좋은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10대때 보다는 금전적으로 여유를, 30대보다는 여러 일들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조금은 자유로움을 가지고 있기에 해볼 수 있는 일도 많고, 해야할 일도 많지요. 하지만 책임은 적고 금전적으로는 여유를 가지고 있다 보니 계획보다 과소비를 하는 경향도 나타나는것 같습니다.
저도 막 20살이 되었을때, 용돈을 많이 받게 되자 과소비를 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물론 그 과소비의 대부분은 식비였지만요. 타지생활에서 대학생활을 하다보니 식비가 많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비싼걸 먹고, 많이 먹고 그러다보니 많은 용돈에도 불구하고 매 월 남는 돈은 전혀 없었지요.
돈을 모을 줄 몰랐던 나
반면 친구들은 정기적으로 적금을 넣기도 하였지만, 저는 적금을 넣는것이 부담스러웠습니다. 물론 돈이 모인걸 보는것은 분명 기분이 좋을테지만, 매달 일정한 금액의 용돈이 나가야 되는것은 어려웠거든요. 조금 더 유동적인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였습니다. 필요할때에는 쓸 수 있고, 여유가 있을때에는 모을 수도 있는, 그런 환경을 원했습니다.
재테크와 관련된 책을 읽어볼까 생각도 했지만, 제게는 너무 어려운 개념을 다루는탓에 오래 읽지 못하고 금방 질려버리곤 했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인터넷에서 유머글을 하나 보게됩니다.
너무 유명한 유머이기에, 한번도 이 사진을 못보신 분은 없을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이 글을 보고 처음에는 웃어 넘겼는데요, 우연히 다음번에 한번 더 이 글을 보고서는 눈이 번뜩였습니다.
'정말로 (비록 담배는 안피지만) 담배 값을 아껴서 돈을 모을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위의 글에서는 하루에 담배를 3갑이나 핀다고 하였는데요, 3갑이면 15,000원...너무 큰 금액이라고 생각도 들었고, 건강상에도 좋지 않을것이라 생각하여(?), 저는 하루 한갑을 핀다는 가정 하에 하루 5,000원씩 저금을 해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직접 5,000원씩 따로 떼어놓기에는 손이 많이 가기에 얼른 은행으로 한달음에 달려갔죠. 그리고는 은행에서 통장을 하나 더 만들고, 자동이체를 신청하였습니다. "매일 5,000원씩 메인통장에서 이 통장으로 돈이 들어가게 해주세요!" 은행원은 흥미롭다는듯 저를 쳐다보고서는, 자동이체 기한을 정하라고 이야기하였습니다. 저는 "최대한 길게, 오래요"라고 답을 하였고, 그렇게 은행원 분은 2099년까지 자동이체가 유지되도록 설정을 완료하시고, 새 통장을 제게 내밀어주셨습니다.
통장을 받아온 저는, 우선 통장을 손이 잘 가지 않는 깊숙한곳에 숨겼습니다. 혹시라도 제가 꺼내어 쓸 것을 염려해서 말이지요. 그러고는 새 통장을 잊으려고 노력하였습니다. 담배처럼 무의식적으로 소비하게 되는 금액을 모으기 위해서는, 저도 5,000원씩 모이고 있다는 것을 잊는게 좋을것 같아서 말이지요.
처음 며칠간은 괜히 신경이 쓰여서 스마트뱅킹으로 통장에 돈이 잘 옮겨지고있는지 살펴보기도 하였습니다. 잘 옮겨지는것을 확인하고는 안심하고 있었지요.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몇주가 지나자 두번째 통장에도 제법 돈이 쌓이기 시작하였습니다. 가끔 급하게 돈이 필요할때에는 그 통장에서 돈을 꺼내서 쓰기도 했습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 스스로 보험의 원리를 활용하였던 것이지요. 그래도 중요한건 지금까지 이 체제를 잘 유지해 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습관이 되다
올해에는 이 체제에 하나의 통장을 더 추가하여, 세가지 통장으로 이루어진 체제를 형성하였습니다. '메인통장-서브통장-자유적금통장'으로 구성되어있지요. 메인통장에서 하루에 5천원씩 서브통장으로 돈이 넘어갑니다. 그리고 서브통장에서는 1주일에 2만원씩 자유적금으로 돈이 넘어가고있지요. 이렇게 해서 돈을 적게 쓴 달에는 약 8만원의 금액이 적금으로 넘어가는가 하면, 돈이 급하였던 달에는 서브통장에서 돈을 사용함으로서 적금을 깨지 않고 유지 할 수 있도록 하였죠. 서브통장은 일종의 완충작용을 하게되었습니다. 제가 원하던 '유동적으로 돈을 모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지요.
사실 처음부터 자유적금을 만들까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적금을 드는 친구를 따라서 나도 적금을 만들자니, 월마다 의무적으로 저금하는것이 부담스러워 자유적금통장을 기웃거리고 있었지요.
그런데 '과연 내가 꾸준히 저금을 할까?' 라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안그래도 돈 모을 줄 모르는 사람인데, 자유롭게 돈 모을 수 있는 통장이라고 만들어봤자 돈을 넣으려 할까 싶더라구요. 그래서 자유적금도 포기했었지요.
물론 지금은 자연스레 돈이 흘러 자유적금으로 들어가게 만들어둬서, 자의인듯 아닌듯 하게 돈이 모이고 있습니다. 무의식적으로 돈을 모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든것 입니다.
20대에는 정말 여러가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여러가지 해야할 일도 있지요. 저는 '돈 모으기'가 20대에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할 수도 있는 일이지요. 다만 20대에 해야할 일이라면, '돈 모으는 습관 만들기'라고 생각합니다. 이때 만들어둔 습관은 평생의 소비/저축 습관을 바꿀 수도 있을것이기 때문입니다.
재테크 라던지, 통장쪼개기 라던지(사실 알고보니 제가 지금 하는게 통장쪼개기와 같은 원리더라구요), 등등 돈을 모으는 기술은 많습니다. 그러나 중요한건 '자신과 얼마나 잘 맞느냐'인것 같습니다. 억지로 하는 돈모으기는 즐겁지 않을테니까요. 저와는 이런 '무의식적인, 습관성'이 잘 맞는것 같습니다. 습관처럼 담배를 구입하듯, 습관처럼 자신도 모르게 저금이 되는것이지요. 여러분은 어떻게 돈을 모으고 계시나요?
여기까지, TLA였습니다.
PS. 자유적금에 모으고 있는 돈은, 대학교 졸업할때 만기로 수령받을 수 있게 해두었답니다.
이제 정말 사회로 나가게 되니, 저에게 필요할 것을 사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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