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TLA입니다. 


     지난 주중에는 제법 흥미로운 일이 있었습니다. 정확히는 흥미롭다기보다는 속쓰린 일이었지요. 이전에 저는 제 블로그에서 자신있게 '서울에서 운전하기 위해서는 주차장의 유무를 잘 알아보고 다녀야한다'라는 내용을 다룬 적이 있었습니다(관련글 : 서울에서 운전하기 - 서울운전, 어렵지 않아요!).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하여 주차공간을 미리 파악함으로서 주차 할 곳을 찾지 못해 낭패를 보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는 글이었지요.


     그런데 어제, 부끄럽게도 제 차가 서울에서 주차 관련 문제로 견인을 당하는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동작구 어느 골목의 카페에서 이런저런 일처리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문자가 오더라구요. 어디에서 문자를 보냈나 확인해보려다가 미리보기만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귀하의 차량 0000이 단속 견인되어...'


     문자를 확인하고 뛰어나가보았지만, 진짜 제 차가 있던 자리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이미 견인은 진행이 되어버린 뒤였지요. 


     오늘은 제가 겪었던 단속에 관한 이야기를 하며, 글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부제목을 이야기하자면 서울에서 운전하기 Pt.2 정도가 될 수 있겠네요. 


    사건 개요


     사건(?)이라고 말씀드리기는 뭐하지만, 제가 견인을 당할 당시의 상황을 살짝 설명드리겠습니다. 저는 동작구의 한 동네에서 잠깐 일처리를 위해 골목을 들어서게 됩니다. 들어선 골목 주변에는 공영주차장이 없었으며, 따라서 주차할 곳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골목에 차를 대겠다고 욕심을 낸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골목 곳곳에는 흰 페인트로 라인이 그려진 주차공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골목 여기저기에는 '거주자 우선주차구역'이라는 안내푯말이 보였었지요. 제가 살던 (서울로 오기 전) 동네에서는 거주자 우선주차공간에 차를 대더라도 오후 6시 이후로는 차를 빼주면 되는 것이 관행이었습니다. 즉, 오후 6시 이전에는 일반 시민도 이용 할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었지요. 


     같은 방식으로 운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어느 골목 거주자 우선주차구역에 차를 대놓고 자리를 비웠습니다. 5시 50분 정도에는 일을 끝낼 예정이었기에, 마음 편히 일을 하고 있었지요. 그러다가, 5시가 조금 못되어 제 휴대폰 진동이 정적을 깨우며 울립니다. 




    그 이후


     제가 문자를 확인하고 가장 먼저 한 일은 진행중이던 일을 중단하고 제 차가 있던 자리로 가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럴리 없겠지만 '혹시 누군가가 장난문자를 한 것은 아닐까?'라는, 희망 아닌 희망을 붙잡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야속하게도 제 차가 있던 곳은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서둘러 발걸음을 재촉하여야만 하였지요. 


     야속하게도 추운 날씨에 저는 가벼운 아우터 한장만 걸치고 있었습니다. 차와 거리가 멀지 않았기에 패딩은 차에 벗어두고 활동이 편한 바람막이 한장만을 걸치고 일을 하러 갔는데, 나와보니 차가 없는 상황이었죠. 벌벌 떨면서 제게 문자를 보내었던 번호로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티엘에이 : 여보세요?

    담당자 : 네, 관악동작견인차량 보관소입니다.

    티엘에이 : 네, 제 차가 견인되었다고 하여서요, 지금 그냥 가면 다시 차를 되찾을 수 있나요?

    담당자 : 네, 오셔서 견인비용 4만원과 보관료를 납부하시면 차를 가지고 가실 수 있습니다. 보관비용은 30분당 700원이 발생합니다.

    티엘에이 : 넵 알겠습니다. 잠시후에 뵙겠습니다.


     다행히 어디 구청이나 관공서를 들릴 필요 없이 바로 차량 보관소를 방문하면 차를 되찾을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추운 날씨에 벌벌떨며, 지도 어플리케이션으로 보관소의 위치를 파악하고 저는 차를 가지러 이동하였죠. 버스와 도보로 약 30분간 이동한 끝에, 차량 보관소를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거리에서 저를 보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였을까요? 다들 패딩을 입고 있는데, 바람막이 한장만 걸치고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은채 걸어다니는 이 학생의 모습은 어떠하였을지... 


     보관소에는 수납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되어있었습니다. 카드결제도 되기에 제 카드를 내밀고 총 41,400원을 지불 한 뒤에 무사히 차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수납 창구를 둘러보며 담당자분께 질문을 드려보았습니다. "원래 거주자 우선주차는 6시 이후부터 시행 아닌가요?" "거긴 24시간 입니다"




    마무리


     견인비용 4만원과 총 1시간의 보관료(700 * 2)인 1,400원을 납부하고서야 제 차를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견인에 대해 이의가 있다면 과태료를 수납 한 후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고 하는데, 제가 이의신청을 할 상황은 아닌것 같아서 관두었습니다. 


     다음날 서울 120 다산콜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본 결과 현재 서울시의 대부분 구에서는 거주자 우선주차가 24시간 상시 단속&견인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지방에서 올라온 저는 잘 몰랐던 탓에 주차를 하였고, 이에 견인을 당하고, 과태료를 지불하여야 하였던 것이지요. 한편으로 서울의 주차난이 얼마나 심각하면 24시간 단속&견인을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있을것 같았습니다. 만약 오후 6시 이후 일괄 단속제로 시행하게되면, 분명 거주자가 아니면서도 해당 시간에 주차한 차를 옮기지 않은 차량이 발생 할 것이고, 차량이 많은 서울에서는 이에 대해 매일 6시경에 권리인의 신고 접수가 빗발치게 되어 각 구의 행정이 마비되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다행인 것은, 견인을 행하는 것은 각 시/구의 시설관리공단이기에 과태료 납부 수준에서만 처벌을 받고 운전면허 벌점을 받거나 다른 행정적 처분은 받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운전면허 벌점이 생긴다면 무척 씁쓸할것 같거든요. 


     정말, 서울에서는 운전하기가 쉽지 않다는것을 새삼 다시 느끼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정말 주차공간이 확보되지 못한 곳이라면, 아니 그냥 서울이라면, 차를 끌고 다니지 않는것이 정신건강에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여기까지, TLA였습니다. 



    Posted by 티엘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