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일어나서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해보았더니 포털의 메인화면에 내 눈길을 끄는 기사 제목이 하나 걸려있었다. ['악성민원 10분에 한번 꼴..."지원금 왜 끊어" 멱살잡이도'] 주어는 없는 제목이었지만, 단박에 글의 내용이 눈에 보이는듯 했다. 서둘러 손가락을 옮겨 기사를 클릭했고, 아니나 다를까 내가 예상한 것처럼 사회복지현장에서 사회복지사/사회복지공무원이 겪는 고초를 담은 글이었다. 민원인들을 대하다가 사회복지직들이 받게되는 폭력, 폭언등으로 인한 어려움, 사회복지직의 낮은 급여, 사회복지직을 낮게 보는 주위의 시선 등, '사회복지직들은 왜 이 직업을 할까?' 싶은 생각이 들게하는 내용의 기사였다. 


     특히 사회복지직을 낮게 보는 시선은 기사의 댓글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었는데, 여기 해당 기사의 몇가지 댓글을 모아보았다.



    (가장 아래쪽 댓글은 정말 압도적인것 같다)


     물론, 모든 댓글이 사회복지직을 낮게보고, 비하하는것은 아니었다. 많은 댓글들이 사회복지직을 응원해주고 있었고,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었다. 하지만 군데군데 대략 10댓글중 1댓글은 눈살이 찌푸려지는 댓글이 달려있었다. 사회복지학과 학생으로 그러한 댓글들을 보고있자면 솔직히 말해서 기분이 좋을리는 없다. 그럴때면 혼자 고민에 잠기곤 한다. 왜 사회복지직들은 이렇게 폄하받고 있는것일까.


     이상하리만치 사회복지학은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것 같다. 사회복지직들은 남을 위해 도움을 제공하고, 그 도움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지만 동시에 업신여김의 대상이 되고있다. 그들이 사회복지를 대하는 태도는 어떤 의미로 무척 비슷하다. '젊을때 공부를 안하니 그런 일을 하고있다', '남 돕는다는 사람들이 그정도도 못참냐', '별다른 기술도 없으면서, 그정도 처우(급여)면 당연한것이다' 등, 사회복지사 자체를 그다지 반기지 않는것 같다. 

     사회복지를 공부해보면, 정말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가 많다. 단순하게 '남을 돕는 일'정도가 아니라, 법률에 관한 문제, 의료에 관한 문제, 권리에 관한 문제 등 한 개인을 둘러싸고있는 모든 문제를 다 고민해보게 된다. 그런데도 '공부를 안하니 그런 일이나 한다'고? 정말 그런 댓글을 볼때에는 그들에게 직접 말하고 싶다. 이 공부를 해보라고, 그리고 고민해보라고, 과연 함부로 생각 할 수 있는 일인지.


     사실 이렇게 사회복지의 위상이 떨어지게 된 원인에는, 사회복지 자격증의 무분별한 배포가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점차 사회복지가 중요해지는 사회에서, 일단 사회복지사 자격을 많이 주면 많은 사람이 사회복지를 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인지 사회복지자격증을 너무 쉽게 주게된것이 분명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사회복지사 자격 3급, 2급, 1급 중 수업만 들어도 나오는 자격이 2급이다. 실질적으로 3급은 없어졌다고 볼 수 있고, 2급 또는 1급 자격을 가지고 있으면 사회복지사로서 일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사회복지사가 많아서 공급과 수요의 법칙으로인해 처우가 좋지 않은것 아니냐고? 천만의 말씀이다. 2급 이상 자격을 가진 사람들이 전부 사회복지사로 일을 하고있다면, 우리나라가 왜 아직 복지 강국이 되지 못하였겠는가. 자격은 있을뿐, '일은 하고 있지 않은' 사회복지사들이 정말 많다. 왜 일을 하지 않고있을까? 당연하게 일이 힘들기 때문이고.


     일은 힘든데, 처우는 좋지 못하고, 따라서 사회복지직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가 않고, 그래서 다시 자격증을 더 뿌리고, 많은 사람이 쉽게 자격을 취득하고, 쉽게 떠나고. 계속되는 반복이다. 그러다보니 어느순간부터 사회복지사 자격은 '너덜너덜'해져버렸다. 



     나는 인터넷 포털에 사회복지에 대해서 검색해보지 않는다. 인터넷에 물어볼 필요도 없이 내가 사회복지학도로서 어떤 길을 가야할지 명확히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인터넷에서 제공하는 '사회복지'에 대한 정보는 너덜너덜하다 못해 갈기갈기 찢어발겨져 있기 때문이다. 무슨말인지 잘 모르겠다고? 직접 인터넷에 '사회복지'라고 검색을 해보자. 귀찮다면 아래의 사진을 보시라.



     어떤 글들이 보이는가? 포털 검색의 가장 윗 쪽 면은 물론이고 카페, 블로그 글들의 제목을 보면 어떤 내용이 주를 이루는가? 광고, 광고, 광고다. 광고가 끝이 없다. 내가 원하는 사회복지의 정보를, 사회복지사로서의 진로를 찾기가 여간 어려운일이 아니다. 그저 사회복지 자격증을 뿌리기 위한 글들로 인터넷은 넘실거리고 있다. 어쩌면 이 푸념 섞인 글이 빛을 보기도 전에 사회복지의 광고바다속으로 사라질지도 모르겠다. 네이버는 조금 다를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더하면 더했지, 절대 이 상황보다 나은것은 없다. 


     이러한 상황을 보면 누구나 '사회복지사 자격은 개나소나 따는것'이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정말 위의 말처럼, 공부를 안해서, 먹고 살 기술이 없어서, 할 일이 없어서 하는 일처럼 보게 될 것이다. 나는 이러한 현실이 너무 마음아프다. 누군가는 고등학교때부터 뜻을 가지고 대학으로 진학을 해서, 사회복지사로서 나아가기 위해 한 계단 한 계단씩 올라가고 있는데 인터넷 댓글창은 그런이들의 열정까지 싸잡아 깎아내리고 있다. 


     사회복지, 사실 사회복지사가 많을수록, 복지정책이 잘 될 수록 그 사회는 좋은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무분별한 사회복지자격의 남발은 약보다는 독이 된다는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그보다는 조금 더 근본적인 접근으로, 지금은 사회복지사들의 처우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처우가 개선된다면, 자연스레 사회복지사의 수는 늘어날 수 있을것이다. 마지막으로, 맨 처음의 사진처럼 그러한 댓글을 다는 사람들에게 말하고싶다. 생각좀 하고 삽시다. 



    인터넷 기사를 보고, 하루종일 불편하고 복잡하던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어 거친 문체로 글을 작성하였습니다. 어쩌면 별 내용도 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Posted by 티엘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