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는 이슈가 있다. ‘깨끗한 나라의 생리대 브랜드 릴리안에서 출시한 생리대를 사용함으로서 생기는 부작용 논란이 바로 그 이슈이다. 해당 브랜드의 생리대를 사용한 여성들은 생리 주기가 불규칙해지고, 생리양이 급감 하는 등 신체의 변화가 발생하였다고 한다.

     요즈음에서야 이슈가 되었지만, 사실 릴리안 생리대의에 대한 문제 제기는 꾸준히 되어왔다고 한다. 지난해부터 인터넷을 중심으로 조금씩 말이 나오고 있었으나, 최근들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같은 제품을 사용하고 같은 문제를 겪는 사람이 한둘이 아님이 밝혀졌고, 결국 식약처에서 릴리안 생리대에 대한 조사를 하기로 하였다고 한다.

     

     올해 3, 여성환경연대가 발표한 생리대 방출물질 검출 시험에 따르면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생리대 중 10여종에서 총휘발성 유기 화합물질(TVOC)가 검출 되었다고 한다. 이 중 2개가 릴리안의 제품이었다고 한다.

     (참고 - TVOC? TVOC를 알기 전, 먼저 VOC에 대해서 알아야한다. VOCVolatile Organic Compounds의 줄임말로, 쉽게 증발하여 대기 중에서 질소산화물 등과 반응을 일으켜 오존 PAN등의 광화학산화물을 생성해 광화학 스모그를 일으키는 물질을 의미한다. 쉽게 이야기하면 VOC란 대기오염물질이고 지구온난화의 원인 물질이며 발암성을 지닌 독성 화학물질이다. 대표적으로 벤젠, 아세틸렌, 휘발유 등이 있다. TVOCVOC 앞에 Total이란 단어가 붙어 이러한 휘발성 유기화학물을 총칭한다.)

     



     릴리안측에서는 결국 전 성분을 공개하는 강수를 두었지만, 논란은 사그라들고 있지 않다. 릴리안측에서는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3의 연구기관에 연구를 의뢰하고 식약처의 조사에도 응하여 빠른 시일 내에 인과관계를 밝히겠다는 것을 약속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들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거워 짐을 느낀다. 내가 마음이 무거워 지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이다. 참고로 필자는 남자이다.

     

    첫째, ‘여성들의 건강에 대하여이다.

     

     생리대는 필수품이다. 담배와 같은 기호식품이 아니라, 여성이라면 어느나라 어느시대를 가도 꼭 사용이 필요한 물품이다. 그런데 이러한 생리대에서 독성 발암물질이 검출되었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다. 꼭 릴리안이 아니더라도, 다른 제품의 생리대를 사용하는 여성들 또한 우려 할 수밖에 없는 사항이고, 그로인해 하루종일 인터넷 인기검색어에 생리대가 올라와 있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얼마전 인터넷 커뮤니티를 보다가 자신도 생리 양이 줄게 되었는데 살펴보니 해당 브랜드의 생리대를 사용하고 있더라라는 글이 올라온 적이 있다. 그런데 그러한 글의 댓글을 보고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그런데, 생리 때문에 힘들어 한다면서 생리 양이 줄면 좋은거 아니야...?” (어그로를 끌기 위한 댓글치고는 너무 공손했다). 만에하나 댓글 작성자가 어그로를 위한 댓글을 쓴것이라고 가정해도, 여성의 건강에 대해서 지나치게 무관심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당 글 작성자가 본인의 동생/누나/어머니/애인 이라고 생각해 보자. 특정 제품을 사용하고서는 몸의 변화가 생겼다는데, 그것에 대해서 좋은 것 아니야?’라고 생각없이 물을 수가 있을것인가. 타인을 타인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내 사람 이라고 생각해보자 (딸같아서, 아들같아서..이런거 말고).

    하루 종일 인기검색어에 생리대가 올라오는 것은 분명 이유가 있다. 아무쪼록 이번 사태가 잘 해결되어 다시 몇몇 변화가 생긴 여성분들은 다시 건강한 상태로 돌아갈 수 있게 되길 바라고, 앞으로 생리대와 같은 생필품에는 인증과 규제가 조금 더 철저해져 관리가 되기를 바란다.

     

    둘째, 이것이 왜 남/녀 싸움이 되는지 모르겠다.

     

     내가 항상 하지말아야지라고 생각해도 그러지 못하는 것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댓글 읽기이다. 지난번 사회복지 관련 댓글보고 쓴 글(관련글)에서 했던 실수(?)처럼, 또 이번 사태의 댓글을 읽고 말았다. 댓글들 상태는 참 가관이었다. 캡쳐를 하기 위해 다시 댓글을 보러가고싶지는 않아서, 기억나는 대로 댓글 상태를 요약해보면 이번 문제에 대한 인식 40%, 여성혐오 30%, 그리고 남성혐오 30%였다.

     인터넷에서 남녀 싸움의 주요 주제가 되는 생리&군대중 한 주제여서 그런지, 댓글창은 서로를 헐뜯는 싸움터,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평소 생리&군대로 인터넷에서 손가락 관절이 아프게 싸우는것도 나는 이해 할 수 없거니와, 이번 사태에 대해서 왜 댓글창에서 그렇게나 싸우는건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이것은 남녀의 싸움이 아니다. 인간 대 화학물질의 싸움이고, 그 사이에서 인간에게 (실수든 고의든) 화학물질을 제공해버린 매개체에 대한 투쟁이다. , 인간으로서 건강이라는 권리를 찾기 위한 싸움임에도 불구하고 힘을 합치지는 못할망정 서로에 대한 분노만 쏟아내고 있었다. 익명성 뒤에 숨은탓인지, 나는 이러한 사람들을 보고 있자면 씁쓸하다. 역시 내가 댓글을 보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만.


    생리대를 비롯해 많은 물건들이 일회용으로 개발이 된 시대이다. 비슷한 부류인 일회용 기저귀부터 누구나 사용하는 일회용 컵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그러한 편리함을 누리고 살지만 어쩌면 편리하다는 것이 건강까지 편리하게 해주는 것 같지는 않다. 이번 사태가 잘 해결 되어, 몸의 변화를 느낀 여성분들이 다시 건강을 되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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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티엘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