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잇이 페이스북을 이길 수 없는 이유
안녕하세요, TLA입니다.
스팀잇? 그게 뭐야? 라고 물으시는 분이 계신다면, 우선 이 글을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관련글 : 스팀잇 가입 2주 활동 후기, 방법 및 수익) 이미 스팀잇이 무엇인지 알고 계시는 분들은 바로 아래의 본문을 읽어보셔도 큰 상관이 없겠습니다.
글을 쓰기에 앞서, 저는 어느 플랫폼의 이익도 대변하고자 글을 쓰는 것이 아니며, 전적으로 제 개인적인 생각을 담은 글을 쓰는 것임을 미리 알려드리는 바입니다. 이 글을 쓰기까지 참 많은 고민을 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스팀잇은 상당히 매력적인 플랫폼입니다. '왜 글을 써서 그들(페이스북)의 이익에 기여하면서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나요?' 라는 생각에서 시작한 스팀잇은, 가입하고 글을 쓰며 활동하는 사람들이 (금전적)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고안된 플랫폼이지요. 보상 지급은 일반 현금이 아니라 블록체인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스팀달러(SBD)로 지급이 되어집니다. 실제로 저도 두달여간 활동을 해보았고, 제법 쏠쏠한 재미를 볼 수 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스팀잇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못하겠다'에 가깝다는 것이지요. 왜 그런 것일까요?
보상이 걸린 SNS
일반적으로 SNS는 '사회관계'를 잇는 망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즉 '관계'가 기반이 된다는 것이지요. 친구든, 연인인든, 가족이든. 페이스북은 친밀감을 바탕으로 연결이 되는 네트워크입니다. 그러한 관계속에서 서로의 의견/글을 지지해주고, 반응해주는 재미로 사람들이 이용하게 되는 것이지요. 대표적인 기능이 바로 '좋아요'가 되겠습니다.
하지만 스팀잇은 이러한 '좋아요'가 쌓여도 게시자에게는 아무런 이익이 올 수 없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그래서 '좋아요'대신 '업보팅(Up-Voting)'기능을 도입하였지요. 쉽게말하면 '이 의견에 공감하여 한 표를 준다'로, 여기에서 말하는 표를 얼마나 많이 받느냐에 따라 스팀/스팀달러로 치환이 되어 게시자에게 보상이 주어지는 방식입니다. 즉, 좋은 글을 써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러다보니 '좋은 글'에 집착하게 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즉, '좋지 않은 글(속칭 뻘글)'을 써서는 아무런 보상도 받기가 어렵다는 것이지요.
예를들어, 페이스북에 '커피 마실사람'이라는 6글자의 글을 올린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이 글에 대해서 친구나 지인이 커피를 마시자고 댓글을 달 수도 있고, 그냥 지나가다가 '좋아요'를 눌러줄 수도 있는 것이지요. '관계'가 기반이 되다보니 어떤 글을 쓰든 편안하고, 자유롭습니다.
하지만 스팀잇에 '커피 마실사람'이라는 6자의 글을 써서는 아무런 반응을 얻기가 힘듭니다. 일반적으로 '관계를 기반으로 형성된 네트워크'가 아니다보니 누가 쉽게 커피를 마시자고 연락하기도 어렵고, 더더욱 이러한 '뻘글'에 업보팅을 눌러줄 사람은 없습니다. 즉, 무엇인가를 보여줘야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게 되기도 하는 것이지요.
즐겁자고 하는 SNS를, '좋은 글을 써야해'라는 압박감에 시달리며 한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기도 합니다.
후발주자의 어려움
만약 누구나 '업보팅'을 통해서 막대한 이익을 볼 수 있다면 아마 스팀잇은 쉽게 망할 것입니다. 뻘글에도 업보팅이 남발할 것이고, 그렇다면 당연히 망하게 되겠지요. 그래서 나름의 장치를 고안했는데요, 바로 스팀 내 영향력(스팀파워)이 쎈 사람일 수록 업보팅 능력을 높여준다는 것입니다. 즉, 영향력이 높지 않은 사람이 아무리 업보팅을 눌러도, 실제로 지급되는 보상은 미미하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스팀파워를 높이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첫째, 직접 자신의 돈으로 스팀달러를 구입하여 스팀 파워를 높이는 방법이 있습니다. 마치 비트코인을 구입하듯 스팀달러를 구입하여 직접 스팀잇에 투자하는 것이지요. 실질적으로 블록체인기술이 제대로 활용되는 사례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것이 아니라면, 좋은 글을 많이 써서 보팅을 많이 받는 것도 방법이 있지요. 하지만 이러한 좋은 반응, 보팅을 많이 받기 위해선 꾸준히 오래 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즉, 선발주자일 수록 큰 영향력을 가질 가능성이 높으며 후발주자일수록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지요 (후발주자이지만 좋은 글을 계속 써서 선발주자를 앞지를 수도 있습니다. 다만 큰 노력이 필요하겠지만요)
그러다보니 후발주자로 후진입한 사람들이 오래 버티지 못하고 나가떨어지는 경향도 있습니다.
정치적 요소의 존재
여기에서 말하는 정치적 요소란, 자신(또는 집단)의 이익을 위해 다른 이에게 위해를 가하는 행위를 이야기합니다. 쉽게 말해 '돈이걸린 문제다보니 판이 더러워진다'라는 것이지요.
속칭 고래(스팀파워가 높은 사람을 칭하는 말)들의 보팅력이 막강하다보니, 글을 쓸때 고래의 눈치를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고래가 좋아할 만한 글'을 쓴다거나, 고래가 싫어할만한 글은 배제하는 경향도 있지요. 영향력이 강한 고래들끼리 뭉쳐서 하나의 연맹을 결성하고, 그 연맹내의 사람들에게는 뻘글이더라도 업보팅을 눌러주는 행위도 존재합니다. 즉, 좋은 글이든 아니든 업보팅을 받고 성장하는 사람도 존재하고, 이로인해 의욕을 잃는 사람들도 존재한다는 것이지요.
그러한 문제점을 지적했던 사람들은 고래의 '다운보팅' 타깃이 되기도 합니다. 다운보팅이란 업보팅을 깎는 것으로, 쉽게말해 '비공감'버튼을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다운보팅을 당하게 되면 보상이 깎이거나 아예 받을 수 없게 되기도 하지요. 한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문제제기를 했던 사람의 글을 계속 다운보팅을 먹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정치적 요소에, 창작자들은 지치기도 하고 스팀잇 활동에 피로감을 느끼기도 하지요.
최근, 페이스북이 개인정보 유출 논란을 맞이하여 급격하게 쇠퇴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도 합니다. 집단적으로 페이스북을 탈퇴하는 운동도 일어나고 있지요. 저는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딱히 좋다, 나쁘다 의견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플랫폼이란 부흥하기도 하고, 쇠퇴하기도 하는 것이니까요.
그러한 의미에서 스팀잇이 얼마나 부흥을 할 수 있을지는 아직 정확히 가늠하지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위의 요소들 때문에 스팀잇이 이용자에게 쉽게 피로감을 준다는 것, 그로인해 오래 정착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점은 무척 흥미롭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과연 보상을 준다는 SNS는 얼마나 더 흥할 수 있을까요? 저도 스팀잇을 쉬고 있기는 하지만, 다시 제가 돌아갈 힘을 낼 수 있을까요? 여기까지, TLA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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