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Picture Food'는 제가 직접 다녀본 맛집을 소개하고자 만든 카테고리입니다. 다른 블로거들의 맛집 소개와는 차별화하기 위하여 식당 내/외부의 사진은 올리지 않으며, 오직 제가 먹은 음식을 찍은 한장의 사진만을 통해 식당과 해당 메뉴에 대하여 소개를 해보려 합니다. 

     같은 식당을 재방문하게 되더라도, 먹은 메뉴가 다를경우 따로 새로운 글을 작성하여 설명하기도 하니 이 블로그 내에서 관심이 가는 식당이 있다면 해당 키워드로 검색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떡볶이라는 음식만큼 어린시절부터 우리와 함께한 음식이 또 있을까요? 하교길에, 간식으로, 때로는 끼니로 먹기도 하는 떡볶이는 그만큼 다양한 토핑과 양념을 통해 다채로워질 수 있었습니다. 한 동네의 분식점들을 돌아봐도 떡볶이의 맛은 전부 각각 다르다는 것만 보아도 그렇지요. 


     엄청나게 맵거나, 혹은 달콤하거나, 취향별로 선호하는 떡볶이가 다르겠지만 그래도 하나의 공식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다수가 찾는 레시피일 수록 맛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오늘 살펴볼 떡볶이는 특별한 레시피를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단지 당면이 들어간다는 것이 조금 독특할 뿐이지요 (그래서 당면떡볶이, 또는 잡채떡볶이 라고도 부르더군요). 하지만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라는 점에서 특별합니다. 상도동 영도시장에 위치한, 영도분식입니다. 


     영도분식은 7호선 장승배기역 2번출구와 가까운 영도시장 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규모가 무척 작은 시장이기에, 골목으로 들어가며 잘 살펴보아야 시장을 찾을 수 있지요. 시장의 입구에 걸린 '영도시장' 간판에는 세월에 의해 페인팅이 벗겨지고, 군데군데 녹이슬어 한편으로 을씨년스럽기까지 했습니다. 시장 내의 모습도 으슥하기는 마찬가지였지요.



     조사해보니, 1980년대까지만해도 장승배기는 교통의 요지였고, 사람이 많이 오갔기에 영도시장도 호황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인근 주택가가 아파트 단지로 재개발 되고 주민들이 떠나면서 공실률이 70%에 육박할정도로 쇠퇴하게 되었지요. 결국 2021년에 완공되는 동작구청 복합행정타운 부지로 편입되어 역사속으로 사라질 시장이라고 합니다. 분식집 때문에 알게된 시장이지만, 오래된 무엇인가가 사라진다고 하니 괜히 섭섭하군요.


     아무튼, 입구를 통해 시장 안으로 진입하여 상점을 따라 걷다가 오른쪽으로 작게 난 골목으로 들어오면 영도분식의 간판이 보입니다. 흥미롭게도 영도분식이 위치한 골목의 상점들은 전부 문을 닫았습니다. 영도분식만이 장사를 하고 있었지요.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가면, 정말 '옛날 모습'이 느껴집니다. 빛이 바랜 벽지와, 이제는 유행이 지나버린 옥색의 철제의자, 그리고 노란색과 파란색이 어우러러진 '차림표'. 이전에 방송에 출현한 적이 있었는지 전현무의 사인과 예능프로그램 로고가 함께 붙어있기도 했습니다.  




    김밥 2,000원, 순대 2,500원, 떡볶이 2,500원


     간단하게(?) 김밥과 순대, 떡볶이를 주문하고 기다렸습니다. 주문을 받으신 할머니께서는 즉시 조리를 시작하시더군요. 떡볶이를 끓이고, 김밥을 말고, 순대를 썰어서 하나씩 테이블로 가져다 주셨습니다. 옛날(?) 방식으로, 그릇에 비닐을 입혀서 담아주셨습니다.


     기대했던 것처럼 떡볶이에는 당면이 가득 들어있었습니다. 맛은 자극적이지 않았고, 밀떡은 알맞게 쫄깃하였지요. 국물맛은, 뭐랄까, 표현이 어렵습니다. 살짝 달달하기도 하고, 전혀 맵지 않았고...그냥, '어릴 적 초등학교 앞에서 먹어본 맛'이라고 표현해야할 것 같습니다. 단지, 당면이 조금 불어있었다는게 아쉽더군요. 그래도 당면은 맛있으니까 괜찮습니다. 


     김밥은 일반적으로 맛볼 수 있는 김밥과 같았고, 순대 역시 보통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순대 외의 내장(간)을 큼직하게 썰어서 주시는 것은 좋았습니다.


     인터넷에 '영도시장'을 검색하면 연관검색어로 영도분식이 나타날 정도로, 꽤나 많은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데에 성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저 역시 늘 분식 체인점의 떡볶이 등만 먹다가 이런 옛날떡볶이를 먹으니 썩 맛이 괜찮더군요. 머지않아 시장이 사라진다면, 영도분식은 어디로 가게 될까요? 사라지기 전에 자주 방문해서 맛을 기억해 놓을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여기까지 TLA였습니다. 

    Posted by 티엘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