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무요원(공익근무요원) 학생예비군 1년차 후기 


     대한민국 20대 남자라면 누구나 다녀와야한다는 그 곳, 뺄 수 있다면 빼는게 가장 좋다는 그 곳, 바로 군대 되시겠다. 


     다른남자들과 마찬가지로, 나또한 군대를 다녀왔다. 군대라고 하기는 뭐하지만 신체검사에서 4급을 받았기에, 나는 사회복무요원(구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기간을 보냈다. 


     그리고 소집해제 이후, 처음으로 학생예비군 훈련을 다녀오게 되었는데 사실 사회복무요원으로서 학생예비군 훈련을 가는것에 대한 정보가 많이 없어서 내가 직접 블로그에 기록을 해보려고 한다. 혹시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




     사회복무요원으로 배치되어 근무를 시작하였던 것은 지난 2014년. 그렇게 2년을 채우고 소집해제를 한 뒤, 다시 대학교로 복학을 하였더니 예비군을 가라고 한다. 소집해제했던 그 해에는 원래 예비군이 없고, 그 다음해부터 예비군을 가게 되는데 나는 대학생이라서 학생예비군으로 분류되어 예비군 훈련을 받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예비군 훈련은 동원예비군 훈련으로 2박 3일을 다녀오게 되는데, 대학생은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한다는 이유로 하루 8시간만 교육을 이수하면 된다.(휴학생은 제외라고 한다)


     어찌되었던 나도 예비군을 가야했고, 사실 군대 경험이라고는 2년전 약 4주간의 훈련소 경험이 전부라 예비군 훈련에 대해 무척이나 걱정을 했다. ‘듣기로 요즘 예비군은 조별로 다니면서 활동한다는데 내가 뒤쳐져서 우리 조의 활동을 방해하면 어쩌지’ 걱정을 하며 예비군 날을 기다렸고, 결국 시간은 흘러 예비군 날 당일이 되었다.


     당일 아침, 약속된 시간에 지정된 장소로(우리학교의 경우 운동장이었다) 갔더니, 나처럼 군복을 입은 학생들이 많이 있었다. 


     사회복무요원은 전투복에 사단마크도 없고, 계급장도 없으며 예비군마크도 없다. 혹시나 사회복무요원 출신인게 너무 티가 날까봐 걱정을 했지만, 다들 그런 것은 개의치 않는 분위기였다. 그저 학교 동기들이 군복을 입은 모습이었다. 무엇보다, 나처럼 사단마크도 없고, 계급장과 예비군 마크도 없는 군복도 몇몇 보였다. 대략 7명에 1~2명 정도.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의경으로 군 복무를 마친 학생들도 군복이 사회복무요원처럼 군복이 단순하다고 했다.


     내가 예비군 훈련을 받았던 것은 지난 5월 이었다. 그러나 그 후로 과제가 많았고, 기말고사를 준비하다보니 빠르게 후기를 남기지 못했었다. 그래서 지금 기억을 더듬어 예비군 훈련 후기를 남겨보자면, 예비군훈련이 그렇게나 어렵지는 않았던 것 같다. 


     우선, 학생예비군 훈련은 자신이 편성받은 조와 함께 훈련장 곳곳을 다니면서 훈련들을 이수받고 확인 도장을 받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그렇게 모든 과정을 통과한다면, 남들보다 먼저 훈련소를 벗어날 수도 있다. 물론, 그 과정중에 한가지라도 통과하지 못하는 과정이 생긴다면, 나머지훈련(?)을 받게된다. 


     참고로, 본인이 못했다고 해서 해당 조원들이 모두 남아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통과하지 못한 과목이 제각각이고, 이미 통과한 조원들도 있는 마당에 굳이 모든 조원이 같이 다니게 하는 것은 아니었다. 나머지 훈련 역시 그다지 빡세게 검사하지는 않는다. 어느정도의 수준만 갖춘다면, 통과확인을 해주어 수료할 수 있었다.


    훈련과정은?



     학생예비군 훈련의 과정을 간단하게 요약해서 이야기 하자면, 우선 지정된 장소로 모인다(나 같은 경우는 위에서 언급하였듯 학교 운동장이었다). 그리고 학교에서 대절한 버스에 올라타고 다 같이 예비군 훈련장으로 이동한다. 


     예비군 훈련장에 도착한 버스는 사람들은 내려주기 시작하는데, 이때 조금은 빠르게 내릴 것을 권장한다. 물론 ‘예비군이 왜 뛰냐’ 라고 반문 할 수도 있지만, 빨리 뛰어가서 빠른 순번 조에 편성된다면 남들보다 빠르게 훈련 코스를 돌고 조기퇴소를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본인이 많은 훈련과정에서 통과를 받지 못한다면 말짱 꽝이다). 


     훈련 코스는 대략 8가지 정도였던 것 같다. 자신이 편성된 조의 조원들과(대략 10명 정도이다) 함께 다니면서, 코스들을 하나씩 이수하면 된다. 총기분해, 총기손질, 사격, 수류탄, 안보교육, 방독면, 시가지 훈련(?) 등...한가지가 더 있었는데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수류탄은 모형수류탄을 사용한다. 정확히는 수류탄이라기보다는 수류탄의 무게에 맞춘 무게추 정도가 적당한 표현인 것 같다. 훈련소에서 배웠던 자세한 자세까지는 묻지 않고, 어느 정도 던질 줄(?) 아는가만 본다. 지금 주변에 굴러다니는 돌덩이가 있다면 잡고 던져보면 된다. 던질 수 있다면? 수류탄 코스는 합격이다. (그래도 생각보다 수류탄 무게는 묵직했다. 의외로 불합격이 꽤나 나오던 과정이었다.)


     총기 관련해서 총기분해, 손질, 사격코스에서 사용하는 총기가 내가 훈련소에서 사용하던 총기와 달라서 조금 당황했었다. 나는 2014년도 7월에 훈련소를 갔었는데, 그 당시에는 K2소총을 가지고 훈련을 받았었다. 하지만 예비군 훈련에 가보니 인터넷에서만 보던 M16소총이 있었다. 안 그래도 K2소총 사용법이 가물가물해서 걱정하고 있었는데 한 번도 만져본 적 없는 M16소총이라니, 걱정부터 되었다. 그러나 M16소총을 다루는 방법도 큰 맥락에서는 K2소총과 비슷했다. 


     무엇보다 총기분해-결합 코스에서는 감독관이 직접 시범을 보이고, 시험 과정 전에 한 번씩 연습 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준다. 한번 K2소총을 다루어본 사람이라면 M16소총도 금방 다룰 수 있게 된다. 감독관이 시험기준으로 제시했던 시간이 몇 분인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2분이었던가?) 짧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차분하게 한다면, 시간이 충분했다. 오히려 분해-결합 과정에서 한번 실수했다고 당황하고 더 버벅거리면 통과하지 못하는 것 같다. 만약 이 글을 보고 학생예비군을 가게 된다면, 총기 분해-결합을 차분하게 해보기를 바란다.



     이 외에도 시가지 훈련(?)과 방독면 훈련이 있었지만, 위에서 말한 것처럼 감독관과 조교가 한번은 설명을 해주고, 앞선 조가 하는 모습을 보고 할 수 있었기에 예비군 훈련 과정에서 집중하고 있다면 어렵지 않게 전 과정을 통과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사격에서 통과하지 못했었다. 사격은 앞선 조가 하는 모습을 보던, 감독관의 설명을 듣던 결과적으로 100% 개인기량에 의해 결정나는 것이니...그러고보면 나는 2014년의 훈련소에서도 사격은 그다지 잘 하지 못했었다.)


     여담으로, 밥 이야기를 하자면 훈련소에서 도시락과 돈 받기 중 어느것을 고를지 선택 할 수 있었다. 훈련소에서 제공하는 도시락을 먹던가, 또는 그냥 돈으로 받고 부대 내의 PX에서 스스로 해결하던가 고를 수 있었다. 훈련과정을 모두 마치면 교통비와 식사비를 포함한 약 13,000원을 받을 수 있는데, 만약 ‘도시락’을 선택하면 식사비는 빠진, 7,000원 정도를 받을 수 있다. 반면 도시락을 먹지 않겠다고 하면 13,000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이고. 


     나는 도시락을 선택했었고, 그럭저럭 밥은 먹을만 했다. 밥을 다 먹고 시간이 남아 처음으로 PX라는곳을 가보기도 했다. 여러 가지 물건들을 팔고 있었고, 그 중 로션이 괜찮은게 있기에 훈련소를 나오며 하나 구입하기도 했다. 그 로션은 지금도 잘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예비군 훈련을 다녀오니 학교에선 '대체과제'를 제출하라고 했다. 그날 수업진도를 요약하고 정리해서 제출하며 되는것이지만, 대학교 수업 진도는 안그래도 빠른데, 그날은 무려 한 단원을 교수님이 다 나가셨었다. 허허허...한글2010로 정리해서 제출했더니 무려 7장이 나왔다. 어떤 의미로 예비군 훈련만큼이나 힘들었다....



    마치며...


     생각보다 크게 어렵지 않은 예비군 훈련이었다. 아마 학생예비군이라 더 쉬웠을지도 모른다. 나중에 졸업 하고 나면 2박3일 동원 예비군 훈련을 가게 될 텐데 그때는 잘 적응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훈련소에서 예비군들을 지휘하던 감독관님들은 정말 친절하셨다. 너무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감사했다. 생각해보니 우리는 조에 속해서, 그분께 한번 설명을 듣고 시험을 받으면 끝이겠지만 그분들은 계속해서 조를 만난다. 만약 20개 조라면 같은 설명을 20번 하고 같은 시범을 20번 해야할텐데, 대학교에서 갔으니 분명 이보다 더 많은 조가 있었을 것이다. 앵무새처럼 계속해서 같은 말과 동작을 한다는 것은 피곤한 일이다. 감독관님과 조교님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이 글을 마친다.




    Posted by 티엘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