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저도 그런 편이구요. 하지만 그중에서도 제가 제일 싫어하는 병원은 치과입니다. 아마 많은 분들도 공감하실 것입니다. 


     제게 치과는... 문을 열고 들어서면 나는 약품냄새, 치아를 갉는 기계의 모터음, 이따금씩 비명을 지르는 아이들의 목소리까지, 어느하나 좋을것이 없는 공간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기분이 나쁜 공간을 떠나, 저에게는 두려움의 장소인 곳입니다. 어릴때 겪었던 치과에서의 일화가 지금까지도 트라우마로 남아있기 때문이지요. 당시 기억을 더듬어보면... 초등학교 저학년시기, 마취를 하는데 제가 아파서 몸부림치자 팔다리를 붙잡힌채 잇몸에 마취를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실제 다른 일로 인하여 PTSD를 겪는 분들에게는 서운할 소리일 수도 있겠지만, 제게 치과는 PTSD와 비슷한 정도로 까지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치과 생각만 해도 우울하고 무서워지고, 하고 있던 일이 손에 안잡히고, 그렇게 몇시간을 보내고서야 다시 일을 손에 잡을 수 있고... 치과가 있는 건물의 계단을 이용할때면 긴장하게 됩니다. 약품냄새와, 치과라는 글자가 눈에 보이니까요.


     그러던 제가 신경치료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도전이라기 보다는 의사에 의해 신경치료를 '선고' 받고, 형을 살고 있는 기분입니다


     이번에는 그 일들에 대하여 시리즈로 글을 작성해보려 합니다. 겨우 신경치료 하나 받는게 무슨 큰 일이라고 글을 쓰느냐 싶겠지만, 제게는 워낙 기념비적인 일이기도 하고, 저와 같이 치과 공포를 가진 분들이 이 글을 읽고 극복을 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서요. 





    프롤로그


     얼마전, 기분나쁘게 한쪽 어금니가 살살 간지러운 느낌을 줍니다.


     어디에 이런 느낌이 나는지 곰곰히 찾아보니 이전에 음식을 씹다가 깨져서 금을 씌웠던 치아입니다. 사실 당시 의사선생님이 신경치료를 하고 금을 씌울 것을 권장하였으나, 저는 거절 했던 치아였습니다. 


     신경치료가 실질적으로 치아에 대한 사형선고나 다름 없기에....라는 좋은 핑계가 있었고, 단도직입적으로 신경치료에 대한 공포가 컸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그 치아에 반응이 오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저 '요즘 스트레스 받는 일이 많아서 그런가보다', 라고 생각하고 넘기기에는 하루하루 고통이 더해갔습니다. 특히 해야할 일이 마무리 되었음에도 고통은 사라지지 않았고.... 어느날 새벽, 치아에 통증을 느끼며 잠에서 깨기까지 했습니다. 


     그 당시의 느낌을 회상하자면, 너무 아파서 '이 치아가 뽑히려 하는게 아닌가?' 싶은 느낌을 받을 정도였습니다. 치아 뿌리가 흔들린다는 느낌, 사랑니가 자라서 내 치아 뿌리를 밀고 있는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진통제 몇알로 버티기에는, 그 공포가 상당했습니다. 만약 사랑니라던가, 그런 진단을 받게 되면 지체할게 아니라 한시바삐 치료를 받아야할 테니까요.


     그래서 치과를 방문했습니다. 


    여기에 눕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는지


     엑스레이를 찍고, 자리에 앉아 제 치아 모습을 보고 있었지요. 


     다행히 사랑니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그리 좋은 소식도 아니었습니다. 의사선생님이 진단하기를 '증상에 미루어보아 신경치료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 라는 말씀을 하신 것이지요. 


     무한도전에서 보이던 '해골'이 100개, 아니 1000개 10000개가 제 주변에 떠다니는 기분이었습니다. 결국 이렇게 되는구나...


     우선 알겠다고 말씀을 드리고, 제가 고통을 버틸 수 있을 것 같은 마지노선에 최대한 미루어, 다음주 중으로 치료 예약을 잡고 병원을 빠져나왔습니다. 



    To be continued...


    Posted by 티엘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