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TLA입니다. 


     어릴적, 그러니까 저에게 첫 휴대폰이 생기던 중학생 1학년 시절의 이전에, 저에게는 습관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제 주변에 위치한 공중전화들의 위치를 미리 파악해둔다는 것이었지요. 제게 휴대폰이 없던 그 당시 외부에서 집에 연락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공중전화를 사용하는 것이 전부였기에, 어쩌면 이러한 행동들은 '습관적으로 외우는 것'이 아닌, '필수적으로 외우던 것'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공중전화는 저에게 가장 친숙한 전화기가 되어있었지요. 저는 공중전화 카드를 사용하지는 않았기에, 주로 동전이 들어가는 공중전화를 선호하였습니다. 기억상으로 100원을 넣고 나면 전화를 걸 수 있었는데, 상대방이 전화를 받는 순간 70원이 사용되고 잔액 30원이 화면에 나타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조금이라도 오래 통화를 하기 위해서는 경고음이 나올때 100원을 더 투입하여야 하였지요.

     

     통화가 종료되더라도 잔액 30원은 반환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공중전화가 끊겼음에도 수화기를 제자리에 걸지 않고 공중전화 본체 위에 올려두고 갔더랬죠. 혹시나 자신의 다음에 사용할 사람이 있다면 그 30원을 활용하라고. 그러나 저는 그렇게 둔다면 전기가 낭비될까 싶어 항상 수화기를 제자리에 걸어두었더랍니다. 


     동전이 들어가는 공중전화가 없는 경우에는 상황이 달랐습니다. 요즘ㅡ물론 이 기능도 오래 된 기능이지만ㅡ에는 티머니 등의 교통카드로도 전화가 되고, 문자도 보낼 수 있는 공중전화를 볼 수 있지만 정말 공중전화 카드없이는 사용할 수 없는 기계도 있었지요. 그럴때면 자신있게 공중전화로 가서 수화기를 들어올립니다. 그리고는 '긴급통화'버튼을 누르고, 콜렉트콜 번호를 누르지요. 오랜만에 저의 아주 어릴적 기억속에 있던 콜렉트콜 번호를 눌러보았습니다. 요즘에는 그 번호로 전화를 걸어보면 없는 번호라는 안내가 나옵니다. 그래도 중학생때 사용하던 콜렉트콜은 아직 전화를 걸어보니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네요. '상대방 전화번호와, 우물 정(#)자를 눌러주세요'


     휴대폰 시대를 지나서, 스마트폰 시대로 오다보니 더욱 공중전화는 사람들의 관심을 잃게 된 것 같습니다. 이전의 휴대폰들에 비해 스마트폰의 배터리 용량이 훨씬 커지기도 했고,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으면 전화보다 다른 방식으로도 충분히 소통을 할 수 있거든요. 행여나 기기의 배터리가 방전되어 꺼질까봐 걱정이 될때에는 보조배터리를 챙기지, 자신이 다니는 동선의 공중전화를 파악하려 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기술의 발달로 사용되지 않는 과거의 기술은 사라져 버리는게 우리 사회의 이치이기도 하지요. 따라서 공중전화가 소외된다고 해서 쓴소리를 하거나, 아쉬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도 요즘에는 제가 다니는 길의 공중전화 위치를 다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최근에, 공중전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정확히는 제가 늘 다니던 곳이었는데,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지나다보니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가 최근에 알게 된 것이지요. 그 공중전화를 보는 순간 '이런곳에 공중전화가 있었나?'부터 시작해서 '새로 생긴건 아닐까' 생각까지 들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요즘에는 공중전화를 오히려 철거하는 시대에, 새로 생긴것은 아닐 것이고 '내가 그동안 놓치고 있었나보다'라고 생각을 고치기로 하였죠. 


     아침, 해가 뜨고나서부터 마지막 차가 끊길때까지 이 곳에는 무척 많은 사람이 지나다니게 됩니다. 그 중에서 이 공중전화를 이용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이 공중전화는 자신의 앞으로 지나다니는 수많은 사람들 중 언젠가 자신을 찾아올 손님을 위해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 것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전에는 공중전화를 사용하기 위해 줄을 섰던, 그렇게 전화기로서 자신이 무척 바빴던 시절을 영광스럽게 떠올리며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것일지도 모르지요. 


     날씨가 많이 추워졌습니다. 공중전화의 수화기도 많이 차가워 졌겠지요. 언젠가 다시 공중전화가 많은 관심을 받고 뜨거워 질 수 있는 날이 올까, 괜히 궁금해집니다. 



     여기까지, TLA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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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티엘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