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TLA입니다. 

     

     타지에서 대학교 생활을 하다보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역시 주거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월세로 계약하여 방을 구한다던지, 전세를 구한다던지, 기숙사에 들어갈 수도 있지요. 그러나 예상밖의 문제로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하게 될경우, 상황은 달라집니다. 다음학기에 기숙사로 돌아간다고 생각하고 급한대로 한학기, 그러니까 약 4개월 가량을 생활하여야 되는데 원룸을 계약하자니 (주로 1년단위 계약이 많아) 매물이 흔치 않고, 이 기회에 기숙사에서 독립하자고 생각하니 보증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지요. 

     

     우선 학교는 다녀야 되므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을 하다가 주변에 있는 고시원을 알아보게 됩니다. 고시원은 보증금에 대한 부담이 없는 경우가 많고, 방세도 매달 지불하여도 되니 우선 급한 불은 끌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이 들기 때문이지요. 계약도 1년단위가 아니라, 월 단위로 진행하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딱 4개월만 살다가 나올 수도 있으니, 짧게 고시원을 살다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사실 위의 이야기는 저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방학을 바쁘게 보내다보니, 저도 다음학기 기숙사 신청을 제때에 하지 못하여 난처했던 경험이 있거든요. 그래서 짧게 고시원 생활을 해본 적이 있답니다. 4개월간 지냈었는데, 다행히 다음 학기에는 고시원을 탈출(?)하여 다시 기숙사에 등록하는데 성공하였지요. 오늘은 그때에 고시원 생활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다루어보려고 합니다. 저도 고시원을 구할때에, 인터넷에서는 고시원 후기를 잘 볼 수 없었거든요.

     

     참고로 본문에 사용된 사진들은 실제 제가 생활하였던 고시원입니다. 그 당시 사진을 직접 찍기에는 여러가지로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직접 촬영하지는 못하였습니다. 그런데 본 글 작성을 준비하던 중 인터넷 모 사이트에 해당 고시원에 대한 정보와 사진이 등록되어있는것을 확인하고, 발췌해왔습니다. 출처는 사진 내에 표기되어 있으며, 해당 출처에서 사진들을 가지고 왔음을 미리 밝히는 바입니다. 

     

    고시원에서 4개월, 직접 생활해본 이야기

     

     우선 제가 살았던 곳은 '리빙텔'이라는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말이 좋아서 '리빙텔'이지, 내부의 시설은 고시원과 다를것이 없었지요. 비슷한 맥락에서 '원룸텔'이라고 불리는곳도 있었고, 기타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내부에 방을 보러 들어가는 순간 이 곳이 고시원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조명이 어둡다거나, 지저분하다거나 그렇지는 않습니다. 요즘에는 깔끔하게 관리가 되는 추세이지요. 다만 쭉 뻗은 복도 양쪽으로 다닥다닥 붙은 방문들을 보고 있자면, 마치 피아노교습소 내부의 모습을 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시설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공용주방이 있고, 공용세탁실이 있으며 흡연구역이 따로 있습니다. 그 외에는 전부 각자의 생활공간이지요. 화장실이 공용인 경우도 있겠지만, 제가 살았던 곳은 방 안에 유리 부스로 된 화장실(겸 샤워실)이 있었기에 화장실은 원하는때에 쓸 수 있었습니다. 그런 점은 분명 좋았지요. 새벽에도 편하게 화장실을 갈 수 있었고, 아침에 씻기 위해서 줄을 설 필요도 없었으니까요.

     

     

     공용 주방에서는 기본적인 밥과 김치, 라면은 제공해주셨습니다. 그러나 공용주방이 좀 좁고, 번잡하기도 한 탓에 저는 주로 나가서 사먹는 방법을 택하였었지요. 공용 세탁실에서는 기본적으로 가루세제를 제공하였는데, 본인이 원하시는 세제가 따로 있다면 구입해서 사용하여도 되었습니다. 아무튼 이런식으로 기본적인 생활에 필요한 시설은 다 갖추어져 있었지요. 

     

     

     가장 중요한 곳은 역시 개개인이 생활하는 방입니다. 방 안에는 작은 침대와 세면장, 냉장고와 테이블이 있고, 티비를 볼 수 있도록 시설이 되어있었습니다. 방은 정사각형에 가까운 사각형 구조로, 첫번째 사진과 두번째 사진은 각각 다른 방입니다. (첫번째 사진을 좌우대칭 시킨다면 두번째 사진과 같은 방의 일부분으로 볼 수 있으며, 그렇게 보아야 정사각형의 방이 보입니다.) 사진은 카메라의 특성상 조금 넓게 나온것 같지만, 실제로는 정말 한 사람만 살 수 있는 공간입니다. 그래도 제가 지내던 고시원은 난방(중앙난방식)은 잘 나왔으며, 화장실의 온수 역시 부족하지 않게 잘 나왔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생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생활

     

     

     사실 고시원이 좁습니다. 긍정적으로 보면 아늑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공간이 지나치게 협소하여 그 공간으로 부터 심리적 안정감을 얻기는 조금 힘든 면이 있습니다. 방 안에 앉아있다보면 괜히 우울해지기도 합니다. 때로는 '최저주거기준'이라는 개념이 왜 나온것인가 한번 생각을 해보기도 합니다. 그래도 이런 고시원의 생활을 나름 자유롭다고 여기고 편하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월세 이외의 수도세, 전기세, 가스요금 등 기타 지출이 필요 없다보니 금전적으로는 부담이 적습니다. 

     저는 전자에 가까웠지만, 그래도 다른 지출이 필요없다는 점은 제게 큰 메리트로 다가왔습니다. 수도, 전기 등의 비용부담이 없었기에 4개월을 생활하였어도 기숙사보다 크게 금전적으로 부담이 되지는 않았던것 같습니다.  

     

     벽하나를 두고 옆에 또 방이 있고, 그러다보니 소음 면에서도 취약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벽이 없는것처럼 시끄럽다거나 그런것은 아니었지만, 아파트나나 일반적인 주택에 비해서는 부족했지요. 밤에 침대에 누워있으면, 옆방에 누군가가 전등 스위치를 '탁'하고 켜는 소리가 벽을 타고 들려옵니다. 또..누군가가 방 문을 쾅 닫게 되면 그 소음과 떨림이 제 방으로도 퍼졌지요. 

     때로는 누군가가 자신의 방 내에 있는 샤워부스에서 흡연을 하는 것인지 제 방에도 담배냄새가 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자주 그러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아주 없었다고는 못할 경험이네요. 

     

     각 방마다 달린 와이파이나, 텔레비전 덕분에 방에서 심심할 일은 적었습니다. 물론 '고시'를 하기 위한 방이었다면 그러한 것들이 오히려 방해가 되겠지만요. 저는 고시원 방에서 공부는 하지 않았고(사실 공부를 하기엔 책상이라는게 너무도 좁았습니다. 책을 놓고, 노트북을 놓아야되는데 노트북을 놓으면 책상 위에 연필 한자루 놓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학교 도서관을 애용하였지요), 잠만 자고 휴식하는 용도로만 사용하였기에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만약 공부를 위해 고시원을 구하시는 분이라면 책상의 넓이를 신경써서 찾아보시는것이 좋을것 같습니다. 

     

     그 외에 특이할 점은 없었습니다. 다만, 여러명이 생활하는 곳이고 얇은 벽을 하나 두고있기때문에 새벽에 드나드는 사람이 있다면 괜히 신경이 쓰인다는것 정도가 있겠습니다. 아, 창문이 하나 있긴 했지만, 야외쪽으로 난 창문이 아니로 고시원 내부의 복도쪽으로 난 창문이었습니다. 그래서 환기에 유용하지는 않았다는 불편함이 있었네요. 야외쪽으로 창문이 달린 방이 따로 있기는 하였습니다만, 그 방은 조금 더 비싼 금액을 지불하여야 하여 저는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4개월을 살고 나왔지만, 우선 생활 자체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먹고, 자고, 씻는것이 어렵지 않았고 교통편도 역 인근이라 좋은 편이었지요. 다만, 협소한 공간에서 받게되는 압박감(또는 우울감)과 타인과 교류는 없지만 주고받게되는 영향(소음이라던지)이 조금 불편하였을 뿐입니다. 만약 '나는 아무렴 그런것쯤은 괜찮다'라고 하시는 분이시라면 살아볼 만도 합니다. 물론 길게는 어렵겠지만요.

     

    정리하며...

     

     

     고시원에 대해서 인식이 안좋기도 하고, 실제로도 생활 환경은 그렇게 쾌적하지는 않은 편입니다. 그러나 정말 주거문제를 해결 하기가 어렵고, 해결이 급한 상황이라면 짧게나마 지내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저는 이런 분에게 고시원을 추천하고,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씀 드리며 글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여기까지, TLA였습니다. 

     

    * 이런 분께 추천해요

     

    - 정말 당장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경우

     

    - '나는 타인을 크게 신경쓰는 편이 아니다' 라고 생각하시는 경우

    * 이런 분께는 추천하지 않아요

     

    - 장기적으로, 오랜기간 주거를 마련하여야 하는 경우

     

    - 타인과 주고받는 영향에 대해 민감하신 경우

     

    - '집'이 가지는 의미를 중요하게 여기시는 경우( 쉬는 곳(X) , 독립적인 나만의 공간(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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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티엘에이